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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ut photography

아파트 공화국, 발레리 줄레조, 후마니타스

길모퉁이 건축, 김성홍, 현암사

무지개떡 건축, 황두진, 메디치

골목 안 풍경 전집, 김기찬, 눈빛

대한민국 아파트발굴사, 장림종, 박진희, 효형출판






한국은 아파트 공화국

 

서울은 어떤 도시일까요?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의 아파트 공화국은 서울을 아파트의 도시라고 말합니다. 아파트는 한국적이다라고 말합니다. 결국 서울은 한국적인 도시라는 이야기겠지요. 동의하시나요? 한국적이라는 것이, 꼭 좋은 의미만은 아닙니다.

 

아파트 공화국을 읽다 보면,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외국인이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깊고 구체적인 분석과 날카로운 내용에 놀라게 됩니다. 이 책은 반세기가 넘은 한국 아파트의 역사를 훑고, 기존의 한옥구조와 온돌문화가 계승되었음을 짚기도 합니다. 근대 한국 정치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이미 아파트 문제를 겪은 프랑스의 경우를 이야기하며 쓴 소리도 자주합니다.

 

자본과 정치, 침묵하는 건축계와 도시계, 서구에 대한 신화와 신분상승에 대한 집착을 지적하고, 그것이 오늘날의 우리나라 아파트가 가진 수많은 문제점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도시 경관의 파괴, 이웃 단절, 지역사회 파괴, 도시의 슬럼화, 치안 약화, 양극화 등, 끊임없이 울리는 책의 경고음은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책은 우리 사회에서 일상화되다시피 한 재개발, 한국 정치의 무능, 차별의 고착화 등을 매섭게 꼬집으며, ‘대단지 아파트는 서울을 하루살이 도시로 만들고 있다고 끝맺습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걸까요? 주변인들과 아파트 이야기를 할 때마다, 인구 천만의 대도시에서 아파트를 비판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다른 방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있습니다. 아파트가 가져온 우리 도시 공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요. 다음의 책들이 각자 조금씩 다른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희망의 중간지대 길모퉁이 건축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는 저서 길모퉁이 건축에서 희망의 중간건축을 이야기합니다.

처음에는 책 이름을 보고 건축에 대한 책인가 싶었는데, 건축보다는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책이었습니다. 수레와 자동차, 승강기와 온라인 네가지 키워드로 도시와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도시가 지켜야할 가치를 이야기하며,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비판합니다.

 

책에 따르면, 범람하는 도시 문제의 해결책은 쇼핑센터, 백화점, 초고층빌딩, 아파트단지 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초고층 아파트의 문제도 사실은, 크기나 높이보다 도시와의 관계를 살리지 못하는 것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해결책은 도시와의 관계를 맺는 건축 ; 길모퉁이에 있는 상점, 길모퉁이에 있는 이면도로, 길모퉁이 건축 , 중간지대, 중간건축에 있다고 합니다.

 

중간지대란 우리 도시의 가장 보편적인 곳이면서도 벽으로 에워싸인 거대한 아파트 단지, 상업 자본에 종속된 공룡 복합건축, 각종 이방지대에 가려졌던 사이 공간이고, 중간건축이란 이런 곳에 있는 건축 중 승강기가 없어도 오르내릴 수 있는 2~4층 높이의 건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건축은, 도시에 필요한 공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으며, 도시의 문화가 꽃피는 장소가 될 것이라 합니다.

 

저자는 중간건축이 분명 기업인들에게, 스타 건축가에게, 정치인과 행정가에게 큰 메리트가 없다는 한계를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건 건축에서 오는 이익이 특정 소수가 아닌 사회에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중간건축의 가치이며, 중간건축을 살려야하는 이유인 것입니다.

 



시루떡 도시를 벗어나 무지개떡 건축

 

황두진 건축가는 여기에 더해 무지개떡 건축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이 무지개떡 건축을 저층, 중층, 상층 최소3단계로 구성되며 주거와 기타기능이 복합화된 건축이라 정의했습니다. 기존의 중층 고밀도 복합건물과는 살짝 다른 개념입니다. 이 건축의 저층부는 상가건축 또는 필로티입니다. 도시와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 위에는 주거와 업무시설이 올라가고, 옥상에는 옥상정원과 옥탑방이 있습니다.

 

저자는 아파트도 비판하지만, 단독주택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단독주택이나 땅콩주택은 대다수에 적용되는 대안도 아닐 뿐더러, 직장과 주거의 거리를 늘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저자의 목표 중 하나인 저녁이 있는 삶에 위배되는 것이죠.

 

무지개떡 건축의 모델은 고작 5층 정도입니다. 가정이지만, 무지개떡 건축으로 만들어진 도시의 밀도는 놀랍게도 아파트 위주인 지금의 서울보다 높습니다. 그리고 그 도시는 아파트 담장 옆과 달리,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활기를 띤 도시입니다. 책을 보며 저자의 의견을 찬찬히 따라가다보면, 아파트가 아니라도 우리 도시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데 고개가 끄덕여지게 됩니다

 

이는 인구밀도가 높다해서 고층아파트가 필연적인 것은 아니라는 발레리 줄레조의 말과도 통합니다.

 



 

따뜻함이 있는 골목 안 풍경

 

높고 넓은 건물, 번쩍번쩍 빛나는 조명, 단지 내 조성된 예쁜 정원, 모두 예쁜 피사체지만, 우리는뭔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골목안 풍경 전집은 고 김기찬 사진가가 서울의 오래된 골목을 수십년 동안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을 모은 사진집입니다.

사진 속 동네는 힐스테이트나 래미안에 비해 허름해 보일지언정, 그 안에 찍힌 아이들의 웃음은 그 어느 곳보다 밝습니다. 사진집 중, 아이들이 좁은 골목길을 전부 차지하고 줄넘기를 하는 사진이 있습니다. 제게는 볼 때마다 깊은 파문을 일으키는 사진입니다. 이웃간 정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겠지요. 그 파문은 우리가 우리 삶에서 진정 추구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끔 합니다.

 

 사진은 그 어떤 텍스트보다도 메시지를 강력하게, 그리고 직관적으로 전달합니다. 사진을 보다보면 과연 래미안의 아이들은 중림동의 아이들보다 잘 크고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롯데캐슬의 도시는 홍제동 개미마을보다 나을지 의심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이웃과 자라고, 커서도 동네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고, 골목에서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시간의 가치는 자이아파트 건물 1층마다의 비밀번호 유리문보다 가벼울까요?

 

CCTV가 있는 아파트놀이터와 아이들 얼굴을 알고있는 동네 주민들의 시선이 있는 골목길, 어떤 곳에 있는 것이 아이들을 마음놓고 뛰어놓게 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김기찬 사진가의 사진집 속, 아이들의 표정을 보고있는 순간에는 잠시나마 세상 걱정 다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보물을 찾아서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고 장림종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님과 동 소속 박진희 선생님의 대한민국 아파트발굴사입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처음에는 지금의 모습과 달랐습니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저게 아파트야?’ 소리가 절로 나오는 아파트도 있습니다.

아파트가 처음 한국에 소개되었을 때, 어떻게 우리나라에 이 건축을 적용시키고 어떻게 해야 문화적 저항 없이 잘 뿌리내릴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던 덕분에, 초기 아파트들은 각자의 개성이 남아있습니다. 그 개성은 하얀 직사각형의 아파트 자체가 문화가 된 오늘날에 다시 그 빛을 다시 발하고 있습니다.

 

책은 아파트의 최초 등장 이전부터의 역사를 말하고, 초기 아파트들을 답사합니다. 문학, 영화, 광고, 그림에 나타난 아파트를 보기도 합니다. 이 책 한 권을 읽고나면 서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보물찾기를 했던 기분에 빠지게 됩니다.

이 오래된 아파트들은 동네 주민들의 커뮤니티가 살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장김치를 나누기도 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옆집 초인종을 누를 수도 있는 곳입니다. 건축 안에 골목이 살아있고, 사람들간의 정이 살아있습니다.

 

 


마치며


이전에 소개된 바 있기에 메인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박인석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의 아파트 한국사회’, 정석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의 나는 튀는 도시보다 참한 도시가 좋다역시 아파트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그 대안을 이야기합니다. ‘아파트 한국사회는 단지문화의 폐해를, ‘나는 튀는 도시보다 참한 도시가 좋다는 아파트가 경관을 어떻게 망가뜨렸는지에 대해 말합니다. 이 두 권 역시 이전에 이어 한번 더 추천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에게는, 어떤 해법이 더 와닿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해결의 실마리를 건축에서 찾든, 골목에서 찾든, 혹은 초기 아파트에서 찾든 혹은 다른 그 어딘가에서 찾든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분명, 우리가 처한 문제의 해결방법은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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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Lee Hanul, Narsilion Photography _architecture, urban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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