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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ut photography




미국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 가장 건강한 도시, 가장 안전한 도시는 어디일까? 언뜻 숲과 어우러진 작고 아담한 전원도시를 떠올리기 쉽지만, 세 질문 모두 답은 뉴욕이다. 

책의 저자인 제프 스펙은 미국의 도시계획가이자 디자이너이다. 스마트성장과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핵심 주창자이기도 하다. 스마트성장이란,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고 기존 도심의 체계적 정비와 재개발을 강조하는 도시계획의 개념이다. 그는 2012년 미국에서 'Walkable City'를 출간했고, 이 책은 많은 반향을 일으키며 2015년 한국에 '걸어다닐 수 있는 도시'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이 책은 개발 위주의 미국 도시계획을 비판한 도시계획의 고전,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의 맥을 잇는다. 

저자는 '좋은 도시란 걸을 수 있는 도시'라고 단언한다. 도시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인 중에서도, '걸을 수 있음'이 가장 핵심적이며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책 전체를 통틀어 수많은 인용자료와 통계자료를 제시하는데, 그것을 보다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게 된다.

걸어다닐 수 있는 도시는 자동차의 이용을 줄여준다. 걸어갈 수 있으니 자동차가 필요 없는 것이다. 매연 등의 환경오염 지표에서 대도시는 적색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인구밀도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이다. 사실 대도시가 오히려 더 친환경적이다. 심지어 전원도시에 태양열 발전기를 설치하고, 시민들이 전기자동차를 이용한다고 가정해도 그렇다. 자동차와 자동차를 위한 기반시설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전원주택에서 아끼는 모든 에너지를 능가한다. 

걸어다닐 수 있는 도시는 비만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애틀랜타에서 시행된 연구는, 운전시간이 매일 5분 늘어날 때 비만이 될 가능성이 3% 증가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샌디에이고 대상의 연구가 밝힌 바에 따르면, '걸어다니기 편리한' 지역에서 거주자들의 과체중 비율은 35%였으나, '걸어다니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60%였다. 

고속도로가 뻗어나가고 자동차들이 달리는 미국에서,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4.5명이다. 독일(7.1명), 덴마크(6.8명), 일본(5.8명), 영국(5.3명)에 비해 높다. 그런데 놀랍게도 뉴욕은 3.1명이다! 샌프란시스코와 포틀랜드는 각각 2.5명, 3.2명이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는 '걸어다니기 편한' 도시로 유명하다. 도심은 교외보다 범죄로부터도 안전하다. 사람들의 감시의 눈길이 많기 때문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와 범죄율 두 요인을 고려했을 때, 안쪽의 도시가 바깥쪽의 도시보다 평균 19% 더 안전하다.

이 외에도 저자는 수많은 자료를 제시하며, '걸어다닐 수 있는 도시'가 삶의 질을 보장한다며, 이런 도시를 만들기 위한 열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 방법이란 1. 차를 두고 다녀라 2. 용도를 섞어라 3. 주차할 권리를 쟁취하라 4. 대중교통 시스템을 작동시켜라 5. 보행자를 보호하라 6. 자전거를 환대하라 7. 공간을 만들라 8. 나무를 심어라 9. 친숙하면서 독특한 거리를 만들어라 10. 승자를 뽑아라.라는 것인데, 각각의 주장 역시 많은 사례와 통계수치로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주장이다.

'이거 다 지키다가 도시 재정 파탄나겠다!', '현실적으로 가능한건가?'라는 비판도 있다. 10단계, 승자를 뽑아라라는 파트에서 저자는 그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크게 달라질 곳을 정해, 무엇을 시작할지 정하라'고 조언한다. 사실, 재정에 관해서라면 이미 1970년대 일본의 저명한 경제학자 우자와 히로후미가 그의 저서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에서 자동차 한대의 사회적 비용은 한대당 7790만엔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 위주의 도시계획이 이미 우리 사회 전체에 거대한 비용을 야기시켰다는 것이다. 

‘걸어다닐 수 있는 도시’는 특히 도시나 교통을 배우는 사람들이 보는 것이 좋다. 저자는 미국인이고, 책에 있는 내용도 미국의 사례지만, 한국의 도시계획은 미국 도시계획의 복제판이고 미국 도시계획의 단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딱딱한 전공서적이 아니다. 쉬운 문체와 책 속 다양한 사례들 덕분에, 도시나 교통 전공자가 아니라도 쉽게 책을 볼 수 있다. 전공자가 아니라면, 너무 익숙해서 몰랐던, 자동차와 도로로 가득한 우리 주위를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마티 출판사, 정가 16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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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Lee Hanul, Narsilion Photography _architecture, urban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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